첨부된 <남매 대첩>이라는 유튜브 쇼츠 영상을 보면 어린아이들도 본능적으로 비폭력 대화를 실천할 수 있음을 보고 놀랬다. 어른임에도 일상에서 비폭력대화를 실천하지 못하고 있음에 심한 자괴감을 느낀다.

한국에서는 비폭력 대화로 번역되지만 원래는 비폭력 소통이다. 비폭력 소통은 분쟁 중재자로 유명한 Marshall Rosenberg가 창안한 소통 법이다. 기본적 골격은 1) 사실에 관찰에 근거한 피드백 2) 느낌에 대한 정확한 표현 3) 욕구에 대한 표현 4) 상대에 행동에 대한 요청이라는 네 가지 프로세스를 전제로 한다.

예를 들어 회의 때 말을 끊은 상대에게 "너는 왜 나를 무시하니"라고 직설적으로 감정을 표현하는 You Message를 사용하지 않고 "내가 보기에 회의 중에 몇 번 말을 끊었지 않니"라고 I Message로 객관적 사실을 확인하고, 이런 상태의 객관적 침해 행동이 나의 감정을 해치고 있다는 사실(그래서 속상했다)을 고백한다. "나도 사람인데 사람답게 존중받고 싶어"라고 자신의 욕구를 표현하고, 마지막으로 구체적 행동("앞으로는 말을 끊지 않으셨으면 합니다")을 정중하게 요청하는 방식이다.

소통은 듣는 사람과 말하는 사람이 북과 북채 역할을 서로 교환해가며 서로에게 울림을 창출해서 둘 사이에 잡음이 제거되고 관계적 투명성이 확인이 될 때를 의미한다. 완벽한 소통은 화자와 청자가 같은 왈츠 곡에 맞춰 듀엣을 추는 과정이다.

이런 감정과 행동 중심의 소통을 막는 더 근원적 뿌리는 사람들이 세상을 이해하는 내면의 지도인 암묵적 정신모형 때문이다. 6 혹은 9라는 글자를 오랫동안 오른쪽에 서 있던 사람들은 9라고 읽을 것이고 왼쪽에 서 있던 사람들은 6이라고 읽을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가 좌 우가 싸우는 것은 서로 다른 정신모형이 있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음에서 기인한다.

이런 정신모형은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가 되어 상대를 편견, 아집과 고정관념의 감옥에 가둔다. 프로크루스테스는 희랍의 신으로 지나가는 사람들을 잡아다 자신의 침대(정신모형)에 뉘어놓고 손이 침대보다 길면 손을 자르고 발이 짧으면 발을 늘려서 고문하는 신이다. 상대의 정신모형의 존재를 이해하지 못하고 자신의 정신모형만 주장한다면 편견과 오만과 고정관념의 장본인은 본인이다.

정신모형의 존재와 차이를 인정하는 것만 해도 소통, 갈등, 편견, 고정관점의 80% 이상이 해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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