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가게 옆에서 아이들이 모여서 시끄럽게 놀고 있다. 주인은 시끄러운 아이들로 장사에 방해를 받자 묘안을 생각해낸다.

너희들이 내일도 여기와서 즐겁게 놀면 너희들 모두에게 만원씩을 지급하마.

아이들은 이게 왠 횡재냐며 다음 날도 와서 신나게 떠들어가며 놀았다.

주인은 돌아가는 아이들을 다시 불려 내일도 다시 와서 즐겁게 놀면 5 천 원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만원은 아니지만 이게 웬 횡재냐며 다음 날도 아이들은 가게 앞에 와서 떠들썩 하게 즐겁게 놀다 갔다.

아이들이 떠나기 전에 내일 또 다시 오면 5 천 원을 주겠다고 약속을 했다. 다음 날도 역시나 아이들이 나타나서 신나게 놀았다.

그날 신나게 놀다가 돌아가는 아이들에게 가게 주인은 다음과 같은 황당한 선언을 한다. 내일부터는 너희들이 여기 와서 떠들고 놀아도 돈은 더 이상 못 준다.

실망한 아이들은 다음 날부터 가게 앞에 나타나지 않았다.

위의 우화는 돈이라는 외재적 보상이 즐겁게 노는 어린이들의 내재적 동기를 어떻게 무너트릴 수 있는 지를 설명해주는 우화이다. 아무 보상 없이 내재적 즐거움을 위해서 놀았던 아이들이 돈을 안 준다니 더 이상 놀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고 자신들이 즐거워하는 놀이를 멈춘 것이다.

아이들이 신나게 놀 때 동기를 이끄는 드라이버는 놀이의 즐거움이라는 내재적 동기였다. 가계 주인은 이 내재적 동기라는 드라이버를 내리고 대신 외재적 동기를 드라이버로 장착시켰다. 돈이 드라이버이고 결국 놀고 나면 실제 돈을 벌었다. 실제 돈을 버니 돈을 더 벌고 싶은 욕심이 작용해 돈이 강화제로 작동했다. 돈이 드라이버가 되고 돈이 강화제가 되는 경제 순환론의 완성이다.

이것이 우화이기는 하지만 회사에서도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일이다. 신자유주의가 풍미할 때는 돈을 앞에 드라이버로 걸고 그레이하운드 경주를 시켜가며 뛴 결과에 따라 돈으로 보상해줌을 통해 돈을 강화제로 사용했다. 신자유주의는 돈이 드라이버이고 돈이 강화제가 되는 순환론이다. 하지만 지금처럼 경기가 어려워지니 드라이버로 약속할 수 있는 돈도 점점 작아지고 실제로 경기를 끝난 후에 주어지는 보상도 점점 적어졌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돈을 받지 못해 가계 앞을 떠난 어린이들의 잔상이 기업에 근무하는 직원들에게도 예고된다.

직원들이 일하는 동기는 목적과 사명이라는 내재적 동기로 세워지고 이들이 사명과 목적을 달성한 결과를 공정하게 정산해서 보상해주는 비순환론적 거버넌스로의 전환이 없다면 종업원들 마음은 어느 순간 차갑게 식어 있을 것이다. 구성원들의 동기를 살려내고 인게이지먼트를 위해 내재적 동기로 세워질 수 있는 사명과 목적을 복원하는 일이 급선무다.

우리 개인의 삶의 동기도 마찬가지다. 돈이 드라이버이자 강화제로 사용되면 동기의 발전소는 결국 어느 순간 멈춰설 것이고 우리 삶은 고갈될 것이고 결국 쓰러져 일어서지 못할 것으로 예견된다. 목적과 사명을 앞세워 돈이 따라오게 하는 구조를 유지하지 못한다면 우리도 죽음이라는 암세포를 안고 살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