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탄력성에 대한 잘못된 숭배
두 개의 회복탄력성
회복탄력성이 생겼다는 것은 뇌의 시냅스 숲에 뚜렷한 길이 새로 생겼다는 것을 의미한다. 많은 사람들이 회복탄력성을 맹목적으로 찬미하지만 회복탄력성에는 생산적 회복탄력성과 파괴적 회복탄력성이 존재한다. 생산적 회복탄력성은 생명과 부활을 의미하지만 파괴적 회복탄력성은 죽음으로 향하는 지름길이다. 파괴적 회복탄력성은 뇌에 생긴 종양이지만 생산적 회복탄력성은 뇌가 보유한 엄청난 자산이다.
어떤 사람이 생사의 고통에 직면해서 살아나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는 와중에 운이 좋아 기사회생하는 축복을 경험했을 때 뇌에는 파괴적 회복탄력성의 회로가 각인된다. 자신의 주도적 노력보다는 운과 기회가 도와주어서 살아난 것임에도 자신이 살기 위해 노력해서 이런 결과를 얻었다는 자기 확신에 취해 자신을 기사회생 시킨 알고리즘을 신앙처럼 숭배하기 시작한다. 이런 방식으로 운의 도움으로 뇌에 새겨진 시냅스 회로는 세상과는 괴리되어 작동한다. 이런 회복탄력성이 변화한 세상에 자신도 모르는 내적 저항 세력으로 등장한다. 잘못된 회복탄력성은 자신을 세상에서 고립시켜가며 서서히 죽음으로 이끈다. 생산적 회복탄력성은 어떤 강한 충격에도 벼텨내며 본질을 지키는 강철로 만든 용수철이라면 파괴적 회복탄력성은 강한 충격이 생기면 쉽게 부러지는 무쇠다.
생산적 회복탄력성에 대한 설명은 하나님이 욥에게 가르친 고통에 대면하는 자세에 자세하게 등장한다.
성경에서 고통은 우연히 일어나기 보다 공의를 실현하기 위한 제자 훈련과정이다. 성경에서 고통은 공의를 실현할 수 있는 제대로 된 강철을 만들어내는 담금질이다.
성경 욥기에서 하나님은 고통이 단순한 형벌이 아니라 목적 있는 제자 훈련 과정임을 분명히 가르치신다. 욥은 의롭고 성실한 삶을 살았음에도, 극심한 고통에 직면한다. 그는 자신에게 부과된 고통이 이해되지 않았고, 자신의 무고함을 호소하며 자신이 율법대로 살아온 삶에 근거해 억울함을 토로한다. 그러나 하나님은 욥에게 율법적 무죄함이 고통을 면하게 해주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보여주신다. 욥은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고 사는 삶'이 전부인 줄 알았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것을 넘어선 존재 목적 있는 삶을 욥에게 요구하셨다.
이 지점에서 하나님은 욥의 신념 체계를 무너뜨리신다. 인간의 도덕성과 성실함만으로는 하나님이 창조하신 세계를 감당할 수 없음을 보여주신 것이다. 고통의 의미를 해석해내지 못하는 욥에게 하나님은 우주의 질서, 자연의 신비, 생명의 탄생과 같은 창조의 질문을 던진다. 이는 단순한 퀴즈가 아니다. 이런 질문은 시험 출제자이신 하나님이 사랑하는 욥을 위한 힌트이자 친절한 개입이다. 욥이 감당해야 할 고통은, 단지 개인의 경건함을 넘어, 세상을 다시 창조하는 하나님의 자녀로서의 책무를 위한 담금질이었다. 하나님은 그 책무를 감당할 수 있는 리더를 만들기 위해 욥을 시험하신 것이다.
욥의 회복은 단순한 보상의 회복이 아니다. 그는 고통의 본질을 깨닫고, 율법적 신앙의 틀을 넘어서 세상의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창조주 하나님과의 관계 안에서 새롭게 태어난다. 하나님은 이미 충분히 경건한 욥에게 경건을 넘어 존재의 목적에 따라 고통을 감당하고 창조주인 당신의 제자가 되어 세상을 더 나은 세상으로 새롭게 창조할 수 있는 근력을 요구하신 것이다. 이것이 바로 욥기에서 말하는 생산적 고통이다.
이러한 관점은 리더십에도 깊은 통찰을 제공한다. 진성리더는 존재 목적에 대한 약속을 드라이브로 삼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살아가는 사람이다. 그는 존재목적에 대한 약속 때문에 고통을 회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직면한다. 쓰러질 수도 있고, 실패할 수도 있다. 이런 무수한 쓰러짐에도 진성리더가 일어나는 이유는 자신은 자신을 통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들겠다는 존재이유에 대한 약속이 있는 사람이고 이 약속을 지켜가며 실현하는 것이 자신 정체성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진성리더는 목적에 대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쓰러졌음에도 다시 일어나는 고통을 감내한다. 진성리더에게 고통은 리더로서의 본질을 벼리는 불이자 담금질이다.
진성리더는 약속의 중대성 때문에 넘어지고 또 일어나며 이런 행동의 반복을 통해 자기 안의 회복탄력성이 자연스럽게 생성한다. 약속 때문에 고통을 감내하는 리더를 바라보는 구성원은 자연스럽게 그의 약속에 감화된다. 측은지심이 구성원을 리더의 약속을 실현하는 일에 파트너로 나서게 만든다. 리더가 구체적으로 신뢰를 얻으려 애쓰지 않아도, 고통을 감당하며 약속을 지켜내는 모습 자체가 신뢰를 생성하는 원천이다. 진성리더가 경험하는 가장 큰 역설이다. 자신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 것이지만 의도하지 않게 운명의 파트너들이 귀인으로 찾아온 것이다.
욥기에 보여지는 생산적 회복탄력성과 파괴적 회복탄력성의 차이는 자신의 존재목적에 대한 믿음과 약속이 자신의 삶의 드라이버로 걸려 있는지의 차이다. 약속의 드라이버가 있는 고통은 단순한 시련이나 형벌이 아니다. 그것은 진정한 목적을 깨닫고, 하나님의 창조 사역에 동참할 수 있는 제자로서의 훈련 과정이다. 고통은 아무에게나 주어지지 않는다. 존재목적에 대한 약속이 있고 그것을 신실하게 감당할 수 있는 사람에게만 허락된다. 약속에 대한 믿음이 없는 사람들은 고통이 다가오면 피해가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고통의 본질을 직면해 직접 체험해본 적이 없다. 고통을 회피하고 다니다 고통이 해결되지 않은 난제들이 누적되어 마지막 순간에 죽음을 당하는 파괴적 고통의 희생양이 된다.
고통을 용기 있게 직면하고 넘어설 약속에 대한 드라이버인 존재목적에 대한 믿음을 가진 사람들만이 약속을 실현해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더 나은 세상을 선물한다.
파괴적 고통과 구별되는 생산적 고통은 동양의 리더십 이론에서도 핵심주제였다.
하늘이 장차 큰 임무를 사람에게 내리려 하면
반드시 먼저 그 마음과 뜻을 괴롭히고
뼈마디가 꺾어지는 고통을 당하게 하며
그 모과 살을 굶주리게 하고
그 생활을 빈궁에 빠뜨려
하는 일마다 어지럽게 한다.
이는 그의 마음을 두들겨서 참을성을 길러 주어
지금까지 할 수 없었던 일도 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니라.
==============================
고갯길이 존재하는 이유를 깨닫다
거상이 된 보붓꾼
두
명의 장사꾼이 고갯마루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한 장사꾼은 자신은 고개가 더 높았으면 좋겠다고 속내를 표현한다. 다른 장사꾼은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냐? 자신은 고개가 낮았으면 좋겠다고 주장한다. 이 두 장사꾼 중 훗날 거상이 된 장사꾼은 첫 번째 장사꾼이다. 돈과 관련해 고갯마루가 있는 이유를 깨달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생존의 문제를 넘어서서 삶을 보지 못하는 보통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존재목적에 대한 굳건한 믿음이 이들 간 운명적 차이를 만들었다.
신은 생존에 눈이 먼 사람들이 쉽게 찾지 못하게 존재목적을 항상 벽 뒤에 숨겨 놓는다. 이런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은 평소에는 피상적으로 목적을 외치다가도 벽을 만나면 그냥 돌아가는 이율배반을 행사한다. 이들과 달리 목적에 대한 믿음이 있는 사람들은 벽이라는 것은 신이 목적을 보여주기 전에 목적에 대한 믿음이 얼마나 강한지를 검증하기 위한 시험이라는 것을 알고 벽을 오른다.
신이 존재목적이라는 고유한 진실의 씨앗을 나눠주기 위해 벽을 세운 이유는 목적은 깨닫는 것도 중요하지만 깨달은 목적을 실현시켜서 진실을 증명하는 과정은 더 힘들고 지난한 희생과 노력이 필요한 과정이기 때문이다. 세상을 변화시킨 리더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이 벽을 넘어야 자신의 존재 목적에 숨겨진 진실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을 안다. 리더는 일반사람들과 달리 존재목적 속에 숨겨진 진실에 대한 믿음 때문에 목적을 찾기 위해 벽을 넘는 고행을 감수한다. 신은 존재목적에 대한 믿음 속에 숨겨진 진실을 밀알로 심어 과수나무 키우고 과수나무를 과수원으로 가꾸어낼 수 있는 희생과 노력의 근력이 있는 사람들에게만 목적 속에 담긴 진리의 씨앗을 선택적으로 내어준다.
많은 자기계발서에서 성공한 사람들이 가지고 있다고 인용하는 특성인 GRIT의 비밀도 여기에 있다. <어떤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열정과 정신인 그릿(Grit)>이란 것도 벽이 존재하는 이유에 대한 깨달음에서 시작한다. 그릿은 벽 뒤에 숨겨진 존재목적의 씨앗을 찾아서 단련시키는 과정에서 따라온다. 존재목적을 상실한 그릿은 자신을 개인적 성공 경험치의 감옥에 갇힌 꼰데로 만들어줄 뿐이다. 목적 속에 담긴 자신에 대한 진리인 진주씨를 품지 못한 진주조개는 아무리 노력해도 진주를 만들지 못한다.
세상에 벽과 벽을 넘는 고통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일반사람과 리더를 구별해낼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여기저기 존재하는 벽은 리더를 통해 더 나은 변화를 만들어내기 위해 신이 만들어낸 시험장이다. 목적에 대한 믿음을 테스트해 진실의 씨앗을 그릿이 있는 사람들에게 나눠주기 위함이다. 제대로 된 변화는 목적에 대한 믿음을 깨닫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믿음의 겨자씨를 풍성한 겨자나무로 키워낼 수 있는 농부의 그릿이 있는지를 판단하기 위함이다. 벽이란 신이 인간으로 하여금 목적을 통해 제대로 된 변화를 만들어내기 위한 고육책이다.
존재목적에 대한 믿음을 드라이버로 삼아 탄생한 회복탄력성은 리더가 수월성을 이루기 위해 반드시 통과해야 할 관문이다. 아리스토텔레스 이래로 진정한 수월성이란 어떤 탁월한 상태에 도달한 것을 의미하기보다는 자신의 목적을 실현하여 자신에게 어제와 다른 나를 체험하게 하는 과정이다.
=====================================
진성리더십 아카데미 22기
7회차 세미나 요약
강화도 온더로드 여정 후 다시 시작된 첫 세미나다. 주제는 진성리더십의 심화원리다. 많은 주제가 논의되었으나 눈에 띄는 주제는 리더의 정체성, 고통과 회복탄력성, 디커플링과 이중몰입이다.
첫째 리더의 정체성이란 무엇인가? 인간의 정체성은 시간여행자로서의 정체성이다. 인간은 동물과 달리 현재를 사는 것을 넘어 원하면 과거로도 여행하고 미래로도 여행이 가능한 시간 여행자다. 리더의 정체성이란 과거 어느 시점에 리더로서 처음 일어섰고 지금은 어디에 서 있고 미래에는 어느 지점에서 여정을 종결할 지에 대한 약속이다. 리더의 정체성은 과거와 미래가 현재를 통해 연결된 connecting dots의 체험이다. 리더와 달리 일반인들의 정체성은 현재에 고착되어 있거나 과거에 고착되어 있거나 특이한 경우이지만 미래에 고착되어 있다.
둘째, 리더에게 고통은 넘어서 자기의 회복탄력성을 마련해야할 기회지만 일반 사람들에게 고통은 피하고 잊어야 할 대상이다. 리더가 고통을 넘는 이유는 자기 존재목적에 대한 약속 때문이다. 아직 실현하지 못한 목적에 대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고통을 외면하기 보다는 용기 있게 직시하고 반드시 넘어가야할 숙명이다. 약속 때문에 고통을 넘어가 회복탄력성을 얻었다면 회복탄력성은 다음 여정을 위한 진짜 근력을 만든다. 목적이 없는 상태에서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자 운좋게 고통을 극복한 경우는 오염된 회복탄력성을 얻은 것이다. 오염된 회복탄력성은 운좋은 당사자를 감옥에 가두고 퇴락의 길로 인도한다.
성경의 욥기에도 고통에 대한 가르침이 나온다. 하나님이 욥에게 목적을 가지고 넘는 고통만 생산적 고통으로 제대로된 회복탄력성을 만든다고 가르친다. 욥은 하나님 말씀을 다른 사람에게 해 끼치지 않고 사는 율법적 삶이라고 오해한다. 이런 욥에게 하나님은 더 극심한 고통을 부과하며 다시 훈련시킨다. 율법적 삶의 정신모형에서 탈피하지 못하는 욥의 답답함에 시험 감독관이신 하나님께사 직접 힌트까지 주신다. 욥을 지극히 사랑하시기 때문이다. 힌트에는 세상에 대한 창조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고통을 이겨야 하는 이유가 율법적 삶을 넘어 세상을 더 나은 세상으로 창조해야 하는 하나님의 아들로서의 책무를 이행할 근력을 시험하기 위함이라는 시험 출제자이신 하나님의 숨겨진 의도를 보여주신다. 고통은 이 책무를 이해한 사람들만 용기있게 직면해 넘을 수 있다.
진성리더는 존재목적에 대한 약속을 실행하기 위해 고통을 용기 있게 직면하고 넘는 사람이다. 고통을 넘는 과정에서 쓰러지면 약속 때문에 다시 일어서고 넘어지면 다시 일어나는 경험이 진성리더의 회복탄력성을 형성한다. 수없이 넘어지고 일어서는 리더에 측은지심을 느낀 구성원들도 리더의 약속에 마음을 빼앗긴다. 여기서 얻어지는 신뢰는 리더가 의도하지 않았음에도 얻는 덤인셈이다.
셋째 주제는 디커플링과 이중몰입이다. 디컬풀링이란 본질과 수단이 서로 상하관계를 유지해가며 맞물려 돌아가지 않는 상태를 지칭한다. 진성리더십에서는 리더가 자신에게 하는 이야기와 도움을 주는 구성원에게 하는 이야기가 겉돌거나 과거에서 현재에 이르는 지도인 정신모형 1과 미래에서 현재에 이르는 지도인 정신모형이 서로 겉도는 경우를 지칭한다. 정신모형이 맞물려 돌아가지 않는 경우 정신모형 1은 과거만 담고 돌아가고 정신모형 2는 미래만 담고 현재에서 이탈해 돌아간다.
디커플링을 극복하지 못하면 이원론의 희생자가된다. 회사에서는 단기적 목표와 장기적 목표가 이원론적으로 선택해야할 대상이 된다. 기업이 잘 되고 있을 때는 장기적 목표에 몰입하지만 기업이 어려워지만 단기적 목표에 치중한다. 단기적 목표와 장기적 목표가 서로 경쟁하는 셈이다. 진성리더십에서는 이런 현상을 이중몰입이라고 부른다. 이중몰입에 빠지면 단기적 목표도 달성하지 못하고 장기적 목표도 달성하지 못한다.
진성리더십은 이중몰입을 극복하기 위해 이원론을 버리고 과거에 관련된 단기적 목표를 날줄로 장기적 목표를 씨줄로 삼아 두개가 모두 높은 지점에 있는 좌표를 잡아 태피스트리를 구축할 것을 조언한다. 단기적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그냥 상수이고 이 상수를 왜 다른 사람이 아닌 자신이 달성해야 하는지인 목적을 드라이버로 삼아 장기적 목표와 연동시킬 것을 조언한다. 목적이 드라이버로 삼고 단기적 성과가 강화제로 따라오게 구조를 운용하지 못하면 아무리 세련된 KPI나 OKR을 세워도 디커플링을 벗어나지 못한다. 이런 점에서 목표는 목적이 드라이버로 설정되고 OKR이나 KPI가 본체이고 성과가 강화제로 따라오는 시스템으로 운용하지 않으면 작동하지 않는다.
이외에도 사명 프로젝트는 어떻게 찾는지에 대한 토론도 있었다. 사명은 존재목적에 대한 약속을 실행하기 위한 일련의 프로젝트다. 존재목적에 대한 깨달음이 없다면 사명 프로젝트는 존재하지 않는다. 아직 존재목적을 찾지 못했다면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일, 자신이 하고 싶어하는 일, 자신이 의미 있게 생각하는 일의 교차점에서 시작하라고 조언한다. 전통적으로 잘 할 수 있는 영역은 인공지능과 로봇의 도움으로 민주화된 영역이어서 결국은 자신이 하고 싶어하는 영역을 날줄로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영역을 씨줄로 직조해 자신만의 결인 태피스트리를 만들 수 있는 영역을 발견하는 문제다.
조회 : 45
